인지 2

인지를 활용하는 법 - 상상력
📚 Series: 인지를 이해하는 길 2

인지 활용법

머릿속 들어있는 정보는 실체가 아닌 우리가 인식한 정보이다. 이전 포스트에서 인식과 실체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가장 크게 고민한 점은 인식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사물이나 현상의 일체가 우리가 가진 게 아니라 인식을 가지고 있는 걸 알았을 때, 이 사실을 가장 유용하게 사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것은 마치 기계의 작동원리를 활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자동차가 어떤 방식으로 동작하는지 안다면, 고장났을 때 이를 수리하는 방법에 대해서 추론할 수 있는 것이다. 인지를 활용하는 것도 머릿속이 고장난 경우 이를 고치는 방법과 유사하지싶다. 그러니 인지를 아는 것을 바탕으로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개선하는 방법을 연구해보자.

상상력의 빈곤

첫 번째로 개선할 대상은 상상력이다. 최근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의 능력을 로봇이나 프로그램이 익혀나가고 있는데, 여전히 따라잡기 힘든 분야 중 하나는 상상력이다. 창조의 기반이 되는 상상력은 인지와 무슨 관계가 있으며, 인지를 활용하여 상상력을 증대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상상력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은 묘사이다. 두 개의 독립적인 사물은 하나의 공통된 유사점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발견하는 것은 묘사의 가장 큰 특징이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은 사물들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알고, 이를 활용하여 새로운 생각이나 기술을 창조한다. 인지적으로 사물들의 유사점을 찾기 위해서는 대상의 추상화된 정보가 머릿속에 필요하며, 추상화된 정보로부터 다른 정보로 연결된 고리가 형성되어야 한다. 초콜릿쿠키 예시를 보자.

[🍪초콜릿 쿠키] - [표면의 울퉁불퉁] - [🌑달]

위의 예시에서 내가 바라본 대상은 초콜릿쿠키이고 이로부터 내가 인식한 정보는 울퉁불퉁한 표면이다. 초콜릿 조각으로 인해서 표면의 높낮이가 다른 것에 착안하여 달을 떠올렸다. 이러한 인지적 연쇄작용이 가능한 이유는 울퉁불퉁한 표면이라는 정보가 “달” 이라는 추상적인 객체와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울퉁불퉁한 것을 두고 뾰루지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가 피부 트러블이 많거나, 피부시술과 관련된 사람이라면 말이다. 떠올린 연상의 대상이 무엇인지는 그가 어떤 연결고리를 형성하는지에 따라서 다르며, 이 추상적인 연결고리들이 다양하고 강하게 연결된 사람일수록 상상력이 풍부할 것이다.

한 쪽 눈은 쿠키를, 다른 쪽은 달을 바라본다.
그러나 인식은 동일하다.
표면이 울퉁불퉁하다는 것.

사실 쿠키랑 달을 바라보더라도 두 대상을 전혀 다른 것으로 인식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이러한 개념을 불변성(invariant) 라고 하는데, 인공지능에서 자주 언급되는 말이다. 모델이 어떤 포즈를 취하던 간에, 우리는 그 모델이 동일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개념을 불변성이라고 하는데, 인지적으로는 두 물체가 동일하게 인식된다면, 머릿속에서 동일한 물체인 것이다. 이는 추상화된 정보의 동일성과 같은 말이다. 초콜릿 쿠키와 달 모두 머릿속에서 동일하게 울퉁불퉁한 표면만 인식된다면, 머릿속에서 두 객체는 동일하다. 우리가 다르다고 느끼는 것은 더 많은 추상화된 정보들을 동시에 인식하기 때문이다. "달의 크기와 초콜릿의 크기가 다르니 두 개는 서로 다른 것이다" 라고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동일성을 느끼고 찾기 위해서는 편협된 시각이 필요하며, 다른 부차적인 정보들을 배제해야 한다.

편협된 정보를 찾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추상적인 정보를 최대한 많이 끄집어 내는 것이다. 추상화된 정보가 생성되면, 이로부터 유사한 객체들을 다시 생각하면 된다. 이러한 생각노동은 개인의 경험과 컨디션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인간은 더욱 다양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낼 수 있고 보다 자유롭게 다양한 상상이 가능한 것이다이와 다르게 딥러닝 모델은 입력 데이터를 처리할 뿐, 추상화된 정보들 사이의 자유로운 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사람은 Repetition으로부터 정보를 배우는 것과 다르게 딥러닝 모델은 Back-propagation으로부터 정보를 배우기 때문이다 [link]. .

결론적으로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서 인지적으로 필요한 요소는 두 가지 이다.

이 두 가지가 자유롭고 강건하게 형성된 사람일수록 다양한 정보들을 생각하고 창의적인 시선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단순히 연결이 많은 것과 괜찮은 연결을 선별해내는 능력이 다르다는 점이다. 위의 초콜릿 쿠기 예시에서 달이랑 표면이 유사하게 생긴 것은 창의적인 생각일수는 있으나 사실 쓸모없는 정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음과 같은 초콜릿 추상화를 생각해보자.

[🍪초콜릿 쿠키]

초콜릿 쿠키 하나에도 수많은 연결고리들이 존재하며, 이들 중에서 우리가 인식하고 추출해내는 것은 극히 일부이다. 이들 중에서 많은 정보들은 그 쓰임새가 명확하지 않으며 별로 필요없는 정보로 보인다. 단순히 정보들을 많이 나열한다고 그를 창의적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데, 이러한 정보들은 자연스럽고 일상에서 많이 접하거나 일반 사람들도 가지고 있는 연결고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창의적인 생각을 위해서 개인은 보통의 인식을 다양화시키고 연결고리를 더 많이 형성해야 한다.

더 많은 고리를 만들기 위해서 생각해야 한다. 더 이상 창의적인 생각이 없다고 보이는 이유는 본인이 그렇게 창의력에 대해서 인식하기 때문이다. 창의성은 지극히 평범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해도 신비롭고 전혀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콜릿 쿠키] - [밀가루 반죽 위에 초콜릿] - [역: 초콜릿 반죽 위에 밀가루 조각] - [짠 밀가루 조각] - [달달한 초콜릿 위에서 짠 밀가루 조각이 씹히면 무슨 맛일까? ]

좀 쎈 어조로 말하면 다음과 같다.

“더 이상 상상할 게 없다고 인식할 시간에 하나라도 더 상상하자.”

이 말의 의미는 본인이 상상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으니, 오히려 생각의 폭이 더욱 좁아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견해들은 단순히 순간적인 인식이 아닌 상상력에 부정적인 연쇄적 작용을한다고 생각한다. 즉, 상상하는데 방해가 된다. 초콜릿 쿠키에 대해서 더 많은 인식을 끌어낼 수 있는데, 상상력의 한계에 도달했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정말 상상력을 키우고 싶다면, 필요없는 인식을 없애고 연결고리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