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4

향
📚 Series: 인지를 이해하는 길 4

우리가 냄새를 인식하는 방법은 뭘까?
동일한 향을 맡아도 사람마다 다르게 인식하는 이유는 뭘까?

연지님께서 조향에 대해서 재밌는 사실을 알려주셨다. 조향사가 냄새의 종류를 알려준다면, 냄새를 맡은 사람은 그대로 믿는다고 한다. 만일 조향사가 딸기향이라고 언급하면, 향수를 맡았을 때 우리는 딸기향이라고 착각한다.

이러한 현상은 향에 대해서 사람이 어떠한 방법으로 인식하는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나는 “사람이 말에 의해서 다른 향을 느낄 수 있는 이유”를 알기 위해 냄새를 인식을 과정을 생각해봤다. 이로부터 찾은 사실은 다음과 같다.

사람은 두 가지 방식으로 향을 인식한다.
하나는 언어적인 향이고 다른 하나는 비언어적인 향이다.

언어적인 향은 냄새를 맡고, 냄새에 대한 종착지가 언어 뉴런인 경우이다. 예를 들어서, 녹차를 마시면 녹차향에 대해서 인식하기보다 “음~ 녹차네" 라고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언어적인 뉴런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비언어적인 뉴런은 언어로부터 냄새를 상상한다. 향수의 탑노트에 사용된 오렌지, 라임, 레몬와 같은 시트러스에 대해서 언어가 아닌 직감적인 향으로써 생각할 수 있다면, 향을 인식하는 뉴런이 활성화 된 경우이다.

그렇다면, 딸기향이라는 설명을 듣고 그 향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정확하게 어떤 과정을 수반할까? 나는 거짓된 냄새가 나는 이유에 대해서 나는 두 가지 가정이 있다. 첫 번째 가정은 언어가 인식의 종착지라는 것이다 (녹차처럼). 두 번째는 언어로 인해서 직감적인 향이 유발되는 경우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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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경우 (언어적인 뉴런으로써의 냄새)

냄새를 맡고 딸기향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결국 (향 → 언어) 로 향하는 길이다. 이미 딸기향이라는 뉴런이 활성화된다면, 향을 실제로 맡지 않아도 언어가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뇌에서 향에 대한 수많은 언어적인 뉴런이 활성화되고 (초콜렛, 딸기, 녹차, 키위, 오렌지 등등) 그 중에서 가장 활성화가 많이 된 묘사를 고른다. 조향사로부터 딸기향이라는 소개를 들은 상태에서 실제로 맡은 냄새가 딸기와 큰 차이가 없는 경우, 가장 많이 활성화된 언어적인 묘사는 “딸기” 일 것이다.

바나나 향을 맡아도, 딸기향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면, 결국 가장 많이 활성화된 정보는 딸기향이다.

두 번째 경우 (비언어적인 뉴런으로써의 냄새)

냄새가 언어로 귀결되는 첫 번째와 다르게, 이번에는 언어가 냄새를 유발한다. 나는 이러한 경험이 많은데, 냄새를 맡지 않았지만 상상만으로 냄새를 맡은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이다.

대표적인 예시는 초콜릿이다. 아마 대부분은 초콜릿이 무슨 향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초콜릿이 입안에서 녹아 달콤한 코코아의 진한 향기가 느껴지는 상상을 한다면, 마치 초콜릿 냄새를 맡은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물론 이 냄새를 언어로 표현할 수는 없다. 아마도 최선은 달콤하고 진한 향을 가진다는 것 정도이지 않을까. 조향사가 초콜릿 향이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좋든 싫든 초콜릿향이 어떤 것인지 상상하게 되고, 이는 실제 초콜릿을 맡았을 때 뉴런이 활성화된 것과 동일한 효과를 지닌다. 따라서, 조향사가 건낸 게 어떤 향수였는지와 관계없이 우리는 초콜릿 향을 실제로 맡은 것이다.

이는 분명 후각을 통해서 맡은 것은 아니지만, 상상으로 형성된 뉴런의 활성화 방식이 실제로 맡은 것과 동일하다. 그러므로 실제로 맡은 것과 차이는 없다. 상상으로 맡은 냄새가 충분히 강하다면, 실제로 맡은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뇌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첫 번째 경우는 가장 많이 활성화된 딸기향 언어로 착각한 것이고, 두 번째 경우는 딸기향이라는 언어로 가짜 딸기향이 느낀 것이다. 보통의 경우라면 두 가지 중에서 더 적합한 설명을 고를텐데, 나는 두 가지 모두 사실이라고 느낀다. 인간은 다면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엇을 인식 방법은 여러 가지 통로가 있으며, 냄새를 인식하는 방식도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며, 이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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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향을 생각하는 방식은 뭘까?

그렇기에 누군가 밀크 초콜릿을 먹으면서 딸기향이라고 말한다면,
초콜릿의 모양을 보고 둥근 딸기가 떠올라서 일 수도,
어제 먹은 딸기가 떠올라서 딸기향이 느껴졌을 수도 있다.

그의 인식 방법으로 딸기향이 정답일 수 있기 때문에,
그는 제대로 된 향을 맡았다.

향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영화를 보다가 슬퍼서 울면,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입으로 슬픈 건지,
어린시절 추억이 떠올라 그리움으로 슬픔이 찾아왔을지 남이 어찌 알겠는가.
오직 본인만이 그 감정을 자세히 들여다 봐야 알 수 있을텐데 말이다.👀

2016.